참으로 잘 만든 로맨스 SF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공지능’ 이라는 소재를 개인 간 교감의 소재로 사용한다는 점이 감히 창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은은하게 풍기는 미래적인 분위기는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극 흐름의 신비로움을 더 해주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나 볼 법한 렌즈 플레어 효과는 이따금씩 노골적이라 느껴졌지만
그마저도 주인공 시오도어의 감정선에 힘을 싣어주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절망적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결말은 사실 놀랍기까지 합니다.
영화는 마지막 한숨으로 모든 것을 감싸 안아줍니다.
마지막 한숨은 사만다가 시어도어에게 배운 가짜 한숨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지나갔던 순간에 최선을 다한 사람은 시어도어 뿐만이 아니었다는 위로를 건네는 듯한 한숨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던 자가 생각의 마침표를 찍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행복이기에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영화에서 캐서린(주인공의 전 아내)과 OS인 사만다는 다른 존재입니다만
한편으로는 크게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서 지혜롭게 걸어나올 수 있게 되는 결말부에 이르러 그런 주제 의식이 크게 느껴집니다.